은행원 이야기 9번째 입니다. 전 은행 10년을 근무했었고, 은행 취업 컨설턴트로 3년간 일하면서 취업준비생 상담을 많이 했습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취준생 대부분은 본인 스펙에 대해서 문의가 많어서 이 번 포스팅을 작성합니다.
*은행이야기 다른 편
은행원 이야기 1편 - 내 이력
은행원 이야기 2편 - 은행원의 아침 업무
은행원 이야기 3편 - 은행 신입으로 들어오면?
은행원 이야기 4편 - 은행원 실적 압박
은행원 이야기 5편 - 은행원 연봉
은행원 이야기 6편 - 은행 창구별 업무 특성( 예금창구 , 상담창구 , 기업창구 , 로얄창구 )
은행원 이야기 7편 - 은행원들의 착각
은행원 이야기 8편 - 23년 우리은행 신년사 전문 분석
은행원 이야기 9편 - 은행 취업 현실 - 스펙 , 학벌 , 자격증 , 영어 점수
은행원 이야기 10편 - 23년 신한은행 신년사 전문 분석
은행원 이야기 11편 - 은행 퇴사를 한 이유 영업점 편
은행원 이야기 12편 - 은행 퇴사를 한 이유 본점 편
은행원 이야기 13편 - 은행 직급
은행원 이야기 14편 - 발령 받으면 좋은 지점, 안 좋은 지점
은행원이야기 15편 - 은행원 퇴근시간, 워라밸
은행원이야기 16편 - 은행 본점 vs 지점 비교, 차이점
은행원이야기 17편 - 은행 취업에 실패하는 이유(feat. 인적성)
은행원이야기 18편 - 본점 부서와 업무는 어떤 게 있을까요?(feat. 입사 후 포부)
1. 학벌, 학교
취업상담 하다보면 학벌에 대해서 걱정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자신이 소위 지잡대 출신인데 취업을 할 수 있겠냐는 거죠. 당연히 좋은 학교면 더 취업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하지만 취업은 학벌 순이 아닙니다. 은행도 학벌순이 전혀 아닙니다. 은행에 들어가보면 SKY 출신은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제가 은행 동료를 경험한 바로도 생소한 대학교 출신의 직원들도 많았습니다. 또한 취업 컨설턴트로 있으면서 은행에 취업한 친구들의 20% 정도는 서울 소재 대학교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은행은 엘리트만 필요한 조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영업점은 영업이 굉장히 중요한 조직이기도 해서 영업맨들도 당연히 필요한 조직입니다. 물론 본점 특정 부서에 가려면 공부를 잘하거나 특정 분야의 해박한 지식이 중요하긴 합니다. 그리고 본점에도 홍보실부터, CS강사, 아나운서 등 다양한 사내 직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공부만 잘하는 사람이 있는 조직이 아닙니다.
또한 서울, 수도권 외에 지방에서 일할 사람을 뽑기 때문에 그런 직원과 같은 경우에는 지방 소재 대학교 출신 혹은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지 여부를 굉장히 면밀히 봅니다. 기껏 취업 시켜놨더니 서울에서 근무하는 직장 찾겠다고 그만둬버리면 그 것도 은행 입장에선 난감하거든요. 제 동생은 천안에 있는 대학교 출신인데 기업은행에 처음 자소서를 냈는데 바로 붙어서 현재까지 은행에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학벌이 아예 의미 없단 얘기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학벌은 성실성을 보장해주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성실성은 어느 회사나 그렇지만 은행에선 제일 중요한 덕목입니다. 또한 은행은 책상에 계속 앉아 머리를 계속 써야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죠. 이런 부분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은 성실성을 증명 혹은 보완해줄 수 있는 다른 경험과 지표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극단적이지만 제가 아는 분은 토익 만점으로 증명했더라구요. 그 분은 물론 영어를 원래 좋아하는 분이었습니다.)
2. 자격증
자격증에 대해서는 할 말씀이 많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보험 3종, 4종 자격증, AFPK, CFP 이런거 취득하지 마세요. 자소서에도 쓸 말도 없습니다. 보험 자격증은 일주일만 공부해도 되는 거 큰 도움되지 않습니다. 아주머님들이 보험FP e따려고 하는 자격증입니다. 그리고 시간 들여서 AFPK, CFP 취득했다고 재무설계전문가라고 말하기도 힘듭니다. 전문성을 입증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재무설계, 노후설계는 그렇게 쉽게 되는 게 아니기도 하고, 또 그 자격증들이 너무 흔해서 차별점을 두기도 힘듭니다. 노력을 했다고 생각은 해줄 수 있으나,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될까요?
은행에서 수신상품, 예금상품 상담 및 가입을 통해서 고객의 재무설계 전문가가 되어주겠다는 건 너무 낭만적인 생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당장 어떤 예금 금리가 높은지 고객들은 이미 알고 오니까요. 그리고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예금상품 설명서를 조금만 보면 어떤 상품이 유리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수익률이 어떨지 모르는 펀드, 그리고 계속 유지할지 모르는 보험을 바쁘다는 고객님을 붙잡고 상담하기도 힘들구요. 그래서 AFPK, CFP 등 남들도 따니까 나도 해야지라고 하면 아무런 은행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3개월, 6개월, 1년 공부한 노력 대비 은행 취업을 봤을 때 가성비가 나오지 않습니다.
차라리 전문성을 입증하고 싶으면 전 세무사, 적어도 공인중개사 정도 자격증은 취득해야 차별성이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도 부동산 관련 학과를 나오거나, 부동산 관련 경험이 있는 분에게 추천할 수 있지만 뜬금없이 공인중개사만 하나 있다면 잘 모르겠습니다. 세무사를 취득하면 세무전문가임은 확실하고(은행도 실제 엄청 선호합니다), 공인중개사를 취득하고 관련 경험이 꽤 있으면(은행 대출 업무는 50% 이상이 부동산 관련이 많으니까요) 당연히 선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차라리 졸업 후 6개월 ~ 1년 동안 시간이 있다면, 조그만 기업에라도 취업해서 영업 경험 혹은 재무경험을 쌓아보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경험을 통해 영업, 재무 관련해서 본인의 생각을 기록해 생각을 정리해보면 자소서 작성할 때 너무 좋고, 이력사항에 작성하기도 좋을 것입니다. 협동심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볼수도 있습니다.
혹은 대학생으로서 쉽지 않겠지만 돈이 조금 있다면 소자본 창업을 경험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창업을 해보면 요즘 은행이 좋아하는 도전정신을 어필하기 좋고, 자영업자로서 대출, 세금, 영업, 기획, 마케팅 관련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사실 은행이 아니라 어느 기업이든 좋아할 것 같습니다. 컨설팅 때 에어비앤비를 3개 운영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여자들은 뽑는 수가 적어서 상대적으로 은행 자소서 서류를 통과하기 힘듬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는 창업경험이 확실히 특별해서, 꽤 많이 은행 자소서 패스를 하더라구요.
실제 전기 관련 중소기업에서 일하다가 온 친구인데, 대학교도 자격증도, 다른 스펙도, 영어점수도 특별하지 않아서 고민이었던 친구가 있는데, 당당히 우리은행에 입사한 걸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기업에서 일하다가 온 경력만으로 뽑히진 않았겠지만, 자격증보다 100배 낫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저도 은행 취업할 때 자격증 하나 없었습니다. 경제 관련은 한국경제 TESAT 자격증 하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자격증을 준비하셔야 하겠다는 분이면, 제가 예전에 취업컨설팅하면서 각 창구별 업무별로 필요한 자격증을 아래 정리해놓은 것을 첨부해드리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영어점수, 외국어점수
은행에서는 해외 업무 관련된 특수한 부서, 그리고 흔치 않은 해외발령을 제외하고는 영어 및 외국어를 사용할 일이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 저는 중국어 HSK 고급이 있지만, 해외 관련 부서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무슨 말씀이냐면 은행 취업에 있어 TOEIC, 토플, IELTS, 토익스피킹 제가 봤을 때는 전혀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은행에만 취업 지원서를 낼 게 아니니, 영어공부를 소홀히 할 수는 없겠죠.. 어쨌든 은행에서는 영어, 중국어, 외국어 자격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 때 중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를 진출을 많이 해서 해당 국가(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에서 유학한 사람 출신이라든지, 외국인까지 뽑던 시절이 있긴 있지만 내가 어학연수 갔다오고, 적당한 자격증 있는 것으로는 은행에서 크게 어필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어릴 때 살다온 유학파 출신도 많으니까요. 물론 외국어가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면접 때 영어로 30초에서 ~ 1분 정도는 자기소개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오늘 알려드린 은행 취업 현실, 스펙(학벌, 자격증, 영어점수) 포스팅은 은행에만 국한된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모든 기업의 취업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나는 어떤 강점이 있을까? 그리고 면접관이라면 나란 사람에 대해서 어떤 우려가 있을까? 또한 나라면 어떤 신입을 뽑고 싶을까? 고민해보시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취업 준비하던 그 시절 마음이 정말 힘들었는데 힘내서 취준하시기를 바랍니다.
'은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행 퇴사를 한 이유 - 영업점 편 (0) | 2023.01.18 |
---|---|
2023년 신한은행 신년사 전문 분석 ( 한용구 은행장 ) (0) | 2023.01.16 |
2023년 우리은행 신년사 전문 분석 및 요점 정리 분석(이원덕 은행장 및 포인트) (0) | 2023.01.06 |
은행원들의 착각, 은행원 지인이 있는 사람들의 착각 (0) | 2023.01.05 |
은행 창구별 업무 특성( 예금창구 , 상담창구 , 기업창구 , 로얄창구 ) (2) | 2023.01.02 |
댓글